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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나이 든다는 것이 솔직히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비록 40대를 맞이하며 책을 보기가 조금 어려워지고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낮아지긴 하였지만20대 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자유로운 노년을 꿈꿉니다. 하지만 가까이 제 부모님 세대의 노년은 많은 혼돈과 갈등, 분노를 품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인생 후반기에 들어서신 어르신들은 그동안 치열하게 앞만 보고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나이 드신 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거의 없었습니다. 과거의 내 모습만을 간직한 채 현실의 나를 잘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때론 내 건강밖에 중요한 것이 없다며 평소 너그러우셨던 분이 말할 수 없이 자기중심적이 되시기도 합니다. 젊음과 속도만을 중요시 하는 세태 속에서 당연한 자기방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가 넘었습니다. 노년은 이제 더 이상 소수가 아닙니다. 당당히 나이듦과 느림을 즐길 여유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 것인가라는 답을 찾던 중 유난히 제 마음에 와 닿았던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를 소식지 가족에게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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