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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달래나물이 그립습니다.
맛나게 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으련만 맛나게 해 먹여 줄 사람만 있기에, 먼저 달래를 2천원어치만 사야겠습니다. 다음엔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 간장 각각 한 수저, 깨소금, 설탕, 소금은 약간씩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씻어 물기를 쫙 빼둔 달래에 버무려 먹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신 음식이 먹기 힘들다고 하십니다. 이 말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혀는 부위마다 느끼는 맛의 종류가 다릅니다. 혀의 뒤쪽은 신맛과 쓴맛을 감지하는 미각신경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더 민감해져 신맛은 더 시고 쓴 맛은 더 쓰게 느껴지게 합니다. 반면 혀의 앞쪽에 있는 단맛을 느끼는 미각신경은 기능이 떨어져 같은 양의 양념을 넣어도 맛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침도 적게 나와 입이 텁텁하고 개운치가 않습니다. 이럴 때 새콤 쌉싸름한 봄나물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벌써 쑥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는 때가 왔습니다. 냉이, 돌나물, 보리순, 씀바귀…. 지천에 난 풀이란 풀은 모두 먹을 수 있다는 걸 어르신께선 더 잘 아시겠지요? 아파트 작은 화단에서 조차 삐죽이 고개 내민 나물들은 머지않아 나물 캐는 여인들의 바구니에 곱게 담겨지겠지요. 봄볕 따스한 날엔 여기 저기 웅크리고 앉아 나물 캐기 삼매경에 빠진 어르신들을 자주 뵙니다. 평소라면 10분 이상 쪼그리고 앉아 있을 엄두도 못 내시겠지만 이 때 만큼은 시간 가는 줄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쪼그리고 앉는 자세는 관절 뿐 아니라 몸에 많은 무리가 갑니다. 냉동고 가득 채워 일 년 내내 드실 생각은 마세요. 아직은 봄 기운이 차고, 수시로 불어오는 황사도 건강을 위협합니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날씨에 맞는 적당한 활동과 파릇한 봄나물로 봄을 더욱 건강하게 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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